크랙 (Crac!, 1981) 감독: 프래데릭 백, 셀 애니메이션, 15′

이 이야기는 흔들의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만든 흔들의자가 세월이 지나 버려지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 흔들의자는 사람들과 함께 한 기억들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러 많은 일들이 맨 마지막에 다시금 회상이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나오는 장면이 가히 환상적이다.

애니메이션이라면 잘 시도하지 않는 회화기법을 이 작가는 아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 들이 주로 선보이는 점묘법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상주의는 빛에 따라서 대상이 강조되는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착안해 내서 그것을 강조하는 화풍을 가졌다.

그 효과를 우리는 21세기 애니메이션에서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아주 세심한 작업이자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한 남자가 흔들의자를 만든다.

그도 쓰고 그의 아내가 임신했을 때도 쓰고 아기는 흔들침대를 쓰고 아기들이 자라면서는 다양한 용도로 쓴다.(총 싸움 놀이, 자동차 놀이, 기차놀이 등등)

그리고 동네의 주민들이 모여서 잔치를 할 때 다들 흔들의자를 가지고 와서 박자를 맞추는 등 흥겹게 지내는 장면이 나온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흔들의자와 함께 하고 있는 것들을 많이 보여준다.

그런데 점점 세월이 지나 마을은 산골에서 점점 도시로 변해가고 사람들은 다 같이 모여서 하는 잔치 같은 것은 없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세월이 지나자 흔들의자가 망가지고 버려지게 된다.

그 흔들의자는 폐기 될 위기에서 한 박물관 경비에게 구출되어 박물관에서 앉아 쉴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

흔들의자를 신기해하는 아이들은 그 흔들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박물관이 문을 닫고 어둠이 진해지자 흔들의자는 예전에 잔치 했을 때의 흥겨움을 기억한다.

그리고 박물관이 순식간의 그 마을 축제의 모습처럼 흥겹게 변한다.

위 그림의 왼쪽에 있는 그림은 상당히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빨간 색이 강렬하게 다가오고 있는데, 하얀 눈이 쌓인 마을의 모습과 추울 때 느끼는 파란색의 기운을 빨간색이 녹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효과가 3D였다면 또 이야기는 다를 것이다.

약간의 번짐의 느낌 연필 같은 선의 강렬함 그리고 색의 조화가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효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작가도 그 지점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세월이 변해서 3D로 모든 것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도 결국 그 표현을 고스란히 따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아직도 수동 카메라와 DSLR의 사진이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물론 세월이 더 흐르면 그 차이마저 사라져 버릴지 모르지만 역시 그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 한 이러한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이 작품이 주는 감흥은 절대 컴퓨터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