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ny Face(1906) 감독: 제임스 스튜어튼 블랙턴 , 분필 애니메이션, 3′3″

 

 

 

계최초라는 것의 의의를 두는 작품들은 대게 그 수준이 지금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아니 본질적으로 그것을 세계최초로 인정해야 하는가 의심스러운 작품들도 많다.

영화에서도 그렇고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최초는 그래도 영화의 최초의 성질 보다는 좀 더 온전했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은 최초라고 하기에도 지금과 이질감이 없고 그 표현에서도 재미가 없지도 않았으며 구성도 형편없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플러스알파는 그 누구도 지금은 하고 있지 않은 분필 애니메이션이 아주 신선했기 때문이다.

물론 재밌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신기해 라고 동문서답 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 시도가 꽤 나쁘지 않았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손이 등장하여 칠판에 남자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손이 없이 여자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보는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은 작가(손)가 개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가 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샌드 오브 글라스 같은 경우는 손으로 그려가는 과정 자체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 경우가 그런 경우가 흡사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래서 손이 등장하던 등장하지 않던 괜찮은 것 같다.

다만 우리가 현재 가장 많이 보는 형식인 셀 애니메이션 형식에 익숙한 사람이 손의 등장이 큰 방해를 줄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보았다. 남자와 여자가 그려진 후에 남자와 여자의 눈동자가 돌아가는 장면들을 통해 우리에게 신비감을 주고 담배를 펴서 연기가 나서 여자를 가리게 되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이번에는 우산을 든 신사가 등장하는데 우산을 돌리셔 묘기를 보여주고 또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이번에는 다 그려진 그림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마도 그리는 과정의 필름을 거꾸로 돌려서 사람들에게 신비감을 주려했던 것이 목적인 것 같다. 그리고 또 서커스의 피에로가 등장하는데 개와 함께 묘기 부리는 장면을 보여준다.

대체로 줄거리라고 볼 것은 없지만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 캐릭터의 움직임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신비감을 주려는 목적이 드러나고 있다. 초기영화사와 마찬가지로 움직임에 대한 신비함을 보려는 대중들의 욕구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 당시의 유행이었다는 것도 확실해졌다.

초기 애니메이션 사는 초기 영화사가 보이는 특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이 역시 영국계 미국인이라 그런지 영국식에 대한 향수 혹은 이상향이 엿보인다고 생각한다.

영국식 모자와 영국인이 즐겨 피는 시가가 그러하고 비가 많이 오지 않는 미국에서 우산을 든 신사는 왠지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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