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ndo(1987)
Animando(1987) 감독: 마르코스 마갈 헤스 , 장르혼합(퓨전), 12′46″
독특한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면 이상할 정도로 참 신기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거의 모든 종류가 나온다.
애니메이션 구성은 픽실레이션→ 페이퍼→ 페이퍼 애니메이션→ 셀 애니메이션→ 페이퍼 애니메이션→ 페이퍼 퍼핏 애니메이션→ 페인팅 오브 글라스→ 샌드 오브 글라스 양각→ 샌드 오브 글라스 음각→ 오브제 애니메이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애칭 온 필름→ 페인팅 온 필름→ 픽실레이션 으로 되어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인간이 등장한다. 애니메이션은 그린 대상체가 나오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이 등장하자 조금 당황했다. 물론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합쳐진 디즈니의 영화들이 있다고 마음을 다스리니 금방 기분이 괜찮아졌다.
등장인물은 우리가 흔히 느끼는 움직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것을 픽실레이션이라고 부른다. 픽실레이션은 우리가 보기에는 괴기스러운 움직임을, 딱딱 끊기는 움직임을, 보이게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말로만 들어서는 그 움직임을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인터넷에 많은 픽실레이션 관련 애니메이션 들이 있어 더 살펴보자 이해가 더 잘 되기 시작했다.
픽실레이션이 광고로 이용되기도 한다.
굽네치킨의 경우나 코카콜라 제로 칼로리 CF는 그것을 이용한 경우인 것 같다.
Animando에는 사람이 등장하여 그림을 그리려 하는 순간까지 그 움직임 딱딱 끊기며 왠지 현실과 괴리감을 느끼도록 한다. 그것은 결국 현실이 아닌 다른 공간, 즉 애니메이션 공간 보기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픽실레이션이 좀 나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이번엔 페이퍼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장 쉽게 그 구성을 눈치 챌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림만 잘 그린다면 그것을 움직이게 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닌가 생각 한다.
물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 한정 된 이야기다. 플립북의 원리가 이런 원리라고 생각하니 쉬웠다.
그런데 계속 페이퍼에 그림만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고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는다.
페이퍼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아니면 그 위에 셀을 올려 셀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주목된다.
일단은 많은 페이퍼에 계속 그리는 걸로 봐서는 페이퍼 애니메이션이 나올 것 같다.
그리고 빠르게 전개되는 화면에서 캐릭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페이퍼의 캐릭터는 걷는다. 걷는 게 전부이다.
뭔가 진행 될 것 같지만 일단 걸었다는 것에 만족하며 다음엔 어떻게 다르게 표현 할 지 주목된다.
이번엔 그 위에 셀을 올려 셀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려고 한다.
페이퍼에는 배경이 그려져 있고 셀 위에 캐릭터는 그 배경을 따라 걷는다.
색도 입힘으로써 캐릭터에 또 다른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다.
다시 페이퍼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와 페이퍼에 직접 색을 입혀준다.
그것이 지루해졌는지 이번에 페이퍼 퍼핏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직접 가위를 가지고 와 자르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어느새 페이퍼 들이 조립이 되고 그 캐릭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본 구성은 역시 캐릭터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다른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이번에는 유리 위에 직접 물감으로 캐릭터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것이 페인팅 오브 글라스 인데 샌드 오브 글라스의 유명세 덕분에 그렇게 이질 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유리 위에 그려서 그런지 색의 뿌연 느낌을 살리면서 캐릭터가 애니메이션 구성 방법에 따라 느낌을 달리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찰나 샌드 오브 글라스가 시작되었다.
샌드 오브 글라스는 양각과 음각이 있는데 처음에는 양각으로 시작하여 흙의 재질감을 느끼게 해주더니 마무리는 음각으로 끝나게 구성하여 그 음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점점 이제는 어떤 애니메이션 효과가 나오는지 기다려지기 시작한다.
캐릭터는 이미 너무나도 나와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든다.
이제 관심사는 캐릭터의 등장도 캐릭터의 움직임 과정도 캐릭터의 새로운 움직임도 아니다.
어떤 새로운 애니메이션 표현 기법이 나와서 어떤 다른 느낌을 우리에게 주는 가로 바뀌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에 이번에 오브제 애니메이션이 시작됐다.
내 생각의 오브제 애니메이션은 직접 가위나 풀 같은 것들이 움직이는 더빙하여 말을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시 상상력의 한계라고만 생각하고 그리자 형태로 나오는 오브제들을 통한 애니메이션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클레이가 등장하고 클레이를 뭉치기 시작하자 올게 왔구나 생각했다.
클레이는 당연히 2D가 아닌 3D 상태로 제작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구성하였다.
2D에서 얘기치 않은 3D 상태는 애니메이션의 리듬에도 지루함을 단번에 날릴 수 있는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다시 사람이 일어나서 필름을 뽑기 시작한다.
이해하기 난해 했던 애칭 온 필름과 페인팅 온 필름을 하려는 듯 했다.
애칭 온 필름은 사용한 검은 필름에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어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고 페인팅 온 필름은 일부러 햇빛에 노출시켜 하얀 필름에 페인팅을 해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역시 그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검은색에 하얀색의 움직임은 날카로운 선이 강조되고 페인팅은 역시 부드러운 선이 강조 되어 있었다.
이제 모든 애니메이션이 끝난 것 같다고 생각한 찰나 인물이 일어나더니 캐릭터와 같은 걸음걸이를 선보이며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고 퇴장하였다.
→ 애니메이션의 표현 기법이 이렇게 많았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제는 3D 애니메이션으로 가고 있는 상업 애니메이션계가 많은 것을 잃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