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목동 & 여름날의 송시 (2D와 3D)
피리 부는 목동 (The Cowboy's Flute, 1963) 감독: 테 웨이, 수묵, 20′
여름날의 송시(Ode to Summer, 夏, 2003) 감독 : 론 후이, 3D, 3′15″
수묵화 기법을 이용한 중국의 두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중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은 단연 수묵기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도 수묵화가 많이 발전하였지만 역시 원조가 중국임은 부정할 수 없고 다양한 화풍이 존재하는 것도 간과 할 수 없다. 1950년대에 만든 피리 부는 목동의 수준이 분명 다른 서양 애니메이션의 수준보다 높아 보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그 당시 동아시아의 상황을 보았을 때 그 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수묵기법을 잘 이용하여 번짐으로 효과를 잘 드러내고 있다.
유리애니메이션이 보이는 번짐과는 다르게 정돈된 느낌 속에서도 화선지가 가지는 흡수력을 셀에서 표현해 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백의 미를 셀 위해서도 잘 표현하고 있으며 담도를 통해서 원경, 중경, 근경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그에 비해 3D로 만든 Ode To Summer는 수묵의 효과를 이용하고는 있지만 그 효과는 번짐의 효과가 덜하다.
축축한 수묵과 화선지 느낌의 조합을 전혀 비슷하게 흉내 내고 있지 못했다.
이것이 중국의 기술수준의 문제인지 아니면 아직도 3D 기술이 아날로그의 모습을 나타내는데 한계를 보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입체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수준은 우리가 흔히 보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농담으로 구분하는 거리감을 3D에서 여러 소실점으로 일단 한번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것은 농담으로 잘 표현해 내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농담을 부분, 부분 나타내고 있어서 이것이 3D적 느낌을 일으킬 뿐 수묵의 느낌을 반감시킴으로써 신기하지도 않고 형식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지 못한 졸작이 아니었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