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1952) 감독: 노만 맥라렌
이웃(1952) 감독: 노만 맥라렌, 픽실레이션, 8′7″
픽실레이션의 대가 노만 맥라렌의 작품이라고 했다.
픽실레이션은 이미 애니만도를 통해 한번 봐서 익숙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꼭 그렇지 만도 않았다.
그리고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을 통해 내용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세련되는가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웃이라는 작품은 인간의 욕망을 과장된 몸짓인 픽실레이션을 통해서 아주 효과적으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내용전개가 극단적인 표현을 통해서 우리에게 가능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형식이 픽실레이션이 아니었다면 그 재미가 반감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집의 중간에 핀 꽃 한 송이를 차지하기 위해서 가족도 죽여 가며 싸움을 한다.
손을 쓰지 않고도 펜스가 쳐지는 장면이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결국에는 그 펜스가 그들의 무덤을 감싸준다.
그들이 차지하고자 하는 꽃도 결국은 그들이 죽고 나서 그들의 무덤위에 사이좋게 하나씩 피어난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그들을 머저리들 이라며 비웃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우리가 웃는 이 순간의 인간들도 똑같은 머저리 짓을 엄청나게 저지르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이것이 1952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다.
캐나다의 NFBC가 국영이라는 점을 들어 생각해보면 더욱더 놀랄 일이다.
거의 모든 국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들은 상당히 교육적이고 교화적인 내용을 밝게 표현하거나 혹은 지시하듯이 제시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교육적인 내용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공익적 목적을 크게 장려하는 내용도 아니다.
국영의 역할이 좀 더 이렇게 자유로운 표현의 장려와 함께 좀 더 재미까지도 줄 수 있는 작품제작에 힘을 써 주는 것을 보고서 선진국의 예술적인 시스템이 부러웠다.
한국에서 이런 시스템은 사실 꿈꾸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놀라움과 함께 새로움. 그리고 덤으로 부러움 까지 받았다. 이런 간단한 이야기 구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술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