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콤 (Citycom / 2007)
S#1. 거실(아침)
컴퓨터 책상에 엎드려 잠든 희철이 보인다.
희철 잠 결에 마우스를 건드리고 모니터에는 쇼핑몰이 나타나고 왼쪽 옆에 즐겨찾기엔 쇼핑몰들이 가득하다.
멀리서 TV소리 나고 그곳 보면 연균 TV 앞에 앉아 눈물을 흘리다 안경을 벗고 울기 시작한다.
희철 갑자기 벌떡 일어나 주머니에 있는 로또를 보고는 다시 엎드려 잔다.
집 벨소리
노아(E): 누구세요?
노아 자고 있는 희철에게 다가와서는 흔들어 깨운다.
희철: (잠꼬대로) 아~ 왜?
노아: 택배 왔어. 싸인해.
희철: 니가 좀 해 줘.
노아: 안돼. 그런 건 남이 해주는 거 아냐.
희철: 친구니까 괜찮아 그니까 니가.. 쫌...
노아: 안된다니까. 우리나라가 다른 OECD 국가랑은 다르게...
희철 벌떡 일어나 뛰쳐나갔다 금새 물건을 받아온다.
노아 멀뚱히 서서 지켜보고
희철: 너 나 없음 내 물건 안 받지?
어쩐지 요새 반송이 잦다 했어.
노아: 그나저나 넌 돈 벌면 그놈의 쇼핑 하는 것 좀 버려.
희철: 남이사.
노아: 아니 다른 게 아니라. 나중에 집세 못 낼까봐 그러지.
(손가락으로 연균을 가리키며) 연균인 몰라도 난 동정심 없다.
희철: 이쉐끼가 아침부터 뷰~얼 그지 같은 소리 하구 있어.
노아: 나도 여기까지만 할 생각이야.
오늘 중요한 약속이 두 개나 있어서 여기서 더 있을 시간이 없다.
희철: 뭐~ 또 취직 땜시?
노아 서둘러 움직이고 희철 컴퓨터 앞에 앉아 쇼핑몰을 보고 있다.
희철: 너야 말로 걱정 해라 임마. 연균이 처럼 저런 모습 둘이면 나 이 집 떠날거 다.
연균: (울다가) 나 불렀어?
희철: 아니야 연균아~ TV 봐~
연균: (작은 소리로) 영화 보는데....
희철: (딴청 피우며) 그래 TV 봐~
연균: 그래 그럼 TV 보지 뭐...
희철 홈페이지를 보다가 갑자기 전화기를 집어 들고
노아 옷을 갈아입다가 연균을 보고는
노아: 왠 일이야? 일 다 끝낸 거야?
연균: 아니 희철이가 TV 보래서....
노아: 참... 너도 너다...
연균: 응?
TV(E) <묻혀서 들릴 듯 말듯>
희철(E): 그러니까요. 아니요 그게 아니잖아요.
희철: 야 TV 좀 꺼....
연균: 어 그래 알았어.
연균 리모콘을 찾고 있다.
TV(E): 로또 당첨자가 만...
희철: 됐어요~ (리모콘을 집어 들어 꺼 버리고 ) 아 TV 누가 켰어?
노아: 아침부터 참...
한 놈은 울고 한 놈은 오락가락 하고...
난 나갈랜다.
S#2. 회상(낮)
희철: 어 이거 좋겠다.
노아: 이제 인터넷 쇼핑은 좀 그만 하는 건 어때?
희철 배너광고 잘못 누르고
광고: 국산 뻐꾸기 울음 나는 시계 100개 한정 판매.....
옆엔 더 큰 초특가 세일이 눈에 띄고 사은품 보여진다.
희철: 왠지 사은품 땜에 더 사고 픈데....
노아: (이상하게 희철을 쳐다보다가) 사는 거 아니지?
화면 결재 하시겠습니까? 가 뜨고
희철: 응?
노아: 뭐야 사지마~
희철: (이미 예로 클릭한 뒤) 응?
S#3. 길거리(오후)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 한산한 거리
노아 걸으며
노아: 그래 이제 더 이상 그 지긋지긋한 택배랑 전화소리 그리고 카드 연체 땜에 징징거리고 울고... 후~ 이제 일 하면 더 이상 안 볼 수 있구나....
(시계를 보면 초 단위까지 나오는 시계) 그래 1시 23분 39초
노아 전화 받으면
락범(E): 가고 있어?
노아: 어..
락범(E): 잘해 임마. 내가 그래도 너니까 자리 마련 한거야.
나중에 한 턱 쏴~
노아: 그래. 잘 갔다 올게~
S#4. 화장실(아침)
연균 조그만 목소리로 통화하며 울고 있다.
연균: 엄마~ 엄마... 나 로또 4등 당첨 됐어~
으흐흑... 너무 좋아~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야~
S#5.거실(아침)
희철 뭔가 생각난 듯 주머니를 뒤지고
갑자기 빠른 클릭 질
희철의 입(C.U)
희철: 그래... 삼...육...구...십이...
희철 한쪽 입고리가 위로 씰룩 거리고
희철 기쁘지만 소리는 내지 않고 좋아 죽겠다는 몸짓
연균 울며 화장실에서 나오고
희철 연균을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기 시작한다.
S#6. 신호등 앞(오후)
노아 연신 시계를 보다가 늦지는 않겠다는 표정
<시계 1시 27분 42초>
<디졸브>
사람 점점 많이 모여든다.
노아 시계를 바라본다.
<디졸브>
사람들 알아서 건너는 모습
노아 시계를 바라본다.
<디졸브>
노아(N): 그래도 그냥 길을 건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상이야
이 사회의 믿음이 마치 아크릴 판위의 유리같아.
<디졸브>
신호등 녹색불이 들어온다.
S#7. 길거리(오후)
노아 뛰고 있다.
노아(E): 젠장 고장이면 고장이라고 알려줘야지.
사람들 너무 자전적이야.
아니지 사람들이 무슨 죄야.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더 성찰해야겠어.
건널목이 보이고
노아 건널목을 보고 환하게 웃는다.
노아 뛰어가는 데 손이 하나 불쑥 튀어나오고 노아 멈춰 선다.
여리포터: 인터뷰에 응해 주시겠습니까?
노아(E): 그래 아직 예의를 갖춘 사람은 존재해.
노아: 예 좋습니다.
노아 열성적으로 인터뷰~
S#8. 버스 정류장(저녁)
노아 축 쳐진 걸음으로 정류장 의자에 앉는다.
노아(E): 이건 원칙적으로 내 잘 못이야.
면접에 아무리 늦더라도 가야 하는 건데...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여자 분과의 약속이 깨어지고 마는 거니까.
다음부터는 약속을 잡을 때도 신중해야겠어.
노아 혼자 고개를 숙이고 자책하고 있고
노아: 아~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S#9. 거실(오후)
(뻐꾸기 알람 시계를 만지작 거리며)
콧노래를 부르며 알람 타이머를 설정하는 희철. 틱 하는 소리와 함께 알람이 맞춰지고 윽고 알람시계에 어울리는 흔한 "따르르르르릉" 종소리.
희철: "어? 이거 왜이래..아니이거 뭐야.. 100개 초회한정이라더니 뭐야?이거? 불량인가?
이거 매이딘차이나아냐?"
희철은 바로 전화기를 들고 한손엔 박스를 들고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어깨로 수화기를 잡고 신호음이 울리는 동안 시계를 요리저리 만져보고 훑어본다.
체향: "네~ 안녕하세요 고객님, 시티몰 고객센터 상담안내원 신체향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희철: (다짜고짜 화를내며)"아니.. 이런경우가 어딨어요..
내가 여기 하루이틀 물건 구입하는것도 아니고오~ 뻐꾸기 알람 백개 초회한정이라면서요....
빨간색 이거 뻐꾸기알람 이거 시계.. 이거 국산 진짜 녹음한거라며요..
근데 이거 중국산도 아니고 뭐에요.. 뻐꾸기가 종을 삶아먹은것도 아니고.. 에?"
체향: "아~ 고객님 흥분좀 가라앉히시고요.
이번 이벤트 기간에 구매하신 뻐꾸기 알람 시계에 문제가 생기신....
희철: (무시하며) 아니.. 제가 여기 VIP골드회원인데 이거 이러시면 안되죠..
물건하나 하나에 신경 좀 쓰여야지~ 장사 하루이틀하는것도 아니고..
아니.. 이거 함 들어보실래요? (알람을 울린다.) 에? 이게 ..이게 뻐꾸기냐고요~
종먹은 쇳소리지...에?
희철의 따지고 드는 목소리가 집안 가득 매우며 벽에 걸린 시계는 20분, 50분, 다시 30분을 가리킨다.
희철: 이거 신용사회에서 이러시면 안되죠..
그리고 vip골드회원인데..에? 이거 환불을 해주시던가아! 다른걸로 안바꿔주시면
저. 여기 탈퇴해버립니다...에? 제가 한달에 구입하는게 얼마나 되는지 모르시나본데에?
체향: (겨우겨우 말을 막으면서..) 네..네.. 고객님 저희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저 그게 아니라 '아.. 이거 어떻하지?' 아니.. 저 고객님 시계뒤에를 잘 살펴 보시면요...
희철, 체향의 말도 건성으로 들으면서 혼자 중얼거리면서 불평거린다.
그러면서도 체향의 말을 따라 시계뒤를 본다.
체향: 네.. 일단 시간을 알람시간으로 해놓으시구요. 옆에 버튼 보이시죠? 그걸 누르면...
희철: 다시 알람을 맞춘다. 다시 종소리가 들린다.
다시 따지려고 말을 시작하는 찰나 버튼을 누른다. 뻐꾸기가 우렁차게 울어재낀다.
희철: "아니 이렇게 해도 잘...............되네요;;;; 어? 원래 소리가...두개..(자신없어하며;;)
(이윽고 말을 돌리며 괜히 핀잔을 주며) 아니 그래도.. 에? 시계에 설명서라도 넣어 주셔야....
라면서 박스를 무심코 뒤집는데 발 위로 종이조각 하나가 떨어진다.
희철: 넣어..주셔...ㅇ....었네요... 하하;;하하;;감사해라;;
희철, 시계는 놔두고 책상위에 핸드폰을 꺼낸다. 잽싸게 핸드폰 벨소리 선택 화면으로 들어가 벨소리를 울린다.
희철: 아이쿠... 이거 잠시 중요한 전화가 왔네요.. 암튼 다음부턴 좀 신경 좀 써주시구요..에?
그래도 vip골드잖아요...하하;; 이거 .. 오랜시간...그럼 전 전화가 와서 이만...
하고 잽싸게 전화기 종료버튼을 눌러버리고 핸드폰도 닫아버린다.
S#10. 카페(저녁)
노아 앉아서 시계를 보고 있다.
<c.u> 6시31분
노아: 그래 1분 정도는 늦을 수 있는 거야.
요즘 회사 다니는 것만 해두 그게 어딘데...
<c.u> 6시32분
노아: 오다가 사고라도 난건가?
<c.u> 6시33분
노아: (전화중) 야~ 왜 이렇게 안와?
1분 간격으로 하다
<c.u> 6시 40분
노아: (전화중) 야~ 나 간다. 나 알지? 난 세상에서 시간 약속 안 지키는 사람이 젤 싫어.
노아 자리를 박차고 있어나고
씩씩 거리며 나간다.
S#11. 버스정류장2(오후)
연균 울고 있고 체향 옆에서 손수건을 건넨다.
체향: 그래서 매일 그렇게 독촉 당하시는 거예요?
연균: (울먹이며) 독촉이란 단어 쓰지 마세요.
그 말만 들어도 이젠 심장이 벌렁 거려요
체향: 알았어요. 미안해요.
연균: 오늘두 아침부터 일하다가 우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했어요.
괴로워요. 매일 이렇게...
체향 손수건을 건네며 안절부절 못한다
연균: (울다 갑자기 얼굴이 밝아지며) 그래도 난생 처음으로....
체향: 저기 버스 와요~
S#12. 버스 정류장(저녁)
연균: (버스에서 내려 전화기를 꺼내들고) 락범아~ 어디야?
S#13. 길거리(저녁)
락범 멀리서 손 흔들며 걸어오고
멀리서 체향 뛰어온다.
락범 옆으로 체향을 스쳐지나가고(slow)
연균: (락범에게 다가오며) 락범아~ 나 로....
락범: (약간 크고 다급하게) 연균아~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락범 체향이 뛰어간 방향으로 뛰어가고
S#14. 카페(저녁)
체향 자리를 찾아보지만 남자 혼자 있는 자리는 없다.
체향: (전화기 들고) 그래 여기 왔는데.....
여자3(E): 엄청 화내면서 가 버렸어.
남자 자식이 쪼잔 하게 몇 분도 못 버티구 그렇게 가 버리냐
하이튼
체향: 아냐 내가 늦은 건데 뭐...
여자3(E): 으이구 순해 빠져 가지구.
체향: 내가 바보야 버스에서 또 잘 못 내렸어.
거기다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 만났거든....
응, 나보다 더한 사람도 있더라...
락범 체향을 앞에 서서 헐떡이고
체향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시간경과>
락범: 제가 사실 뭐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나 처음 본 여자 분에게 첫눈에 반했다.
라는 말 같은 거 할수 있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근데 체향씨 한테서 독특한 향기가 나요.
세상에 있는 어떤 향수보다도 더 독특한 향이....
체향(N): 향기? 향기 향기 향기....
체향 고개 반쯤 틀면 회상
S#15. 몽타주/회상(아침 낮, 저녁)
아침- 조깅장면
아침- 집에서 잡들었다 전화 받고 시계를 보니 9시가 넘음 쳬향 놀라는 표정
아침- 출근길 체향 회사까지 달리고
낮- 전화 받는 모습 체향 ‘김희철’ 신상명세서를 들고 손을 부들부들 떨고
저녁- 연균을 달래주는 모습
저녁- 한 정거장 전에서 달려오는 모습
S#16. 카페(밤)
락범: 체향씨?
체향: 예, 예?
락범: 체향씨는 어떤 향을 가장 좋아하세요?
체향: 저..저요?
락범: 제가 여지껏 많은 향수를 다 맡아 봤는데 익숙치 않은 향이라서요.
체형: 아,,,네...
락범: 제가 너무 말이 많았나요?
체향: 아니에요~
락범 체향 즐겁게 대화하는 장면
<밖에서 (z.o) 하며>
S#17. 버스정류장(밤)
락범과 체향은 버스 안에 타고 있고
연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전화기를 열었다 닫았다 한다.
연균 또 울음이 나온다.
그때 전화 울리고
연균 뿌옇게 흐려져 안보이고 전화 받으면
여자1(E): 아니 애연균씨 오늘 까지 보내주시기로 했잖아요.
연균: (울먹이며) 아니 그게요.. (점점 울먹임이 심해지며) 내가 누굴 기다리는 데요 아직 안 오는데.. 얘가..말에요..
남자1(E): 야 저거 막차야....
남자1,2 뛰어서 막차를 잡아타고
연균: (완전 울며) 막차도 놓쳤어요~
화면 점점 어두워지고(f.i)
연균(E): (거의 울부 짓으며) 로또 4등도 당첨 됐는데....
다시 밝아지고(f.o)
S#18. 술집(밤)
술잔3개가 부딪히려다 하나가 더 들어오고
모두(E): 건배~
락범: 노아의 취직을 축하하며
희철: 자~(노아에게 신문 던지며) 그러니까 니 나온 신문 좀 이제 그만 뿌려~
이 자식아~
노아: 원칙적으로는 희철이 너도 축하해야 하는 거니까.
암튼 로또 1등 축하한다.
희철: 또 내가 그말 해서 삐졌구나.
노아: 아니야 난 그렇게 편협한 시각을 가지지 않았다고...
그래도 어떻게 1등이 만명 이나 나오냐...
역시 대한민국은 복권부터 혁명 해야 돼...
그러니까... 미국 같은 경우는 말야...
희철: 됐어요. 이제 그만... 우린 충분해.... 이제 그만...
노아: 그나저나 락범이 또 여자 바뀌었다며..
희철: 그래도 연균이 말로는 자기를 버리고 갈 정도로 중요한 여자라고 하던 걸.
연균 뭔가 말하려는 듯 안경 올리고 헛기침하고 말을 꺼낼 하면
노아: 아~ 나는 소개팅이 있었어도 펑크 나는데 역시 락범이의 인생은 강한 운명 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 같아.
연균 뭔가 말을 꺼내려다 전화가 울리고
연균: 여보세요~
여자1(E): 애연균씨 언제 쯤 주실거예요? 도대체.. 예?
예 지금 제가 더 곤란해요. 예?
<카메라 점점 뒤로 빠지며 술집 전체를 풀샷화 해 간다>
주변 목소리들 간간히 들려온다.
활기차 보이는 분위기.
남자1: 요즘 넌 참 재수 없는 거 같아. 로또도 2등이구...
남자2: 너 땜에 어제 막차 탄 거 아냐 이자식아~
남자1: 그래도 어떻게 4등 보다 돈을 더 못 받냐... 불쌍한 자식...
락범 잔을 들고 노아 희철 잔 부딪히고 연균 혼자 구석에서 전화받는 모습...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