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2006)
S#1. 시골길(저녁)
하늘 노을로 붉게 물들어 있다.
그 언덕 아래로 내려오는 자전거 두 대 (Z.O + L.T)
S#2. 철현의 집 앞(저녁)
우체부 아저씨 편지를 편지함에 넣고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자전거 한 대 철현의 집 앞에서 멈춘다.
<카메라: 자전거 밑에서 부터 UP 시키고>
민주 편지함을 바라보고 있다.
멀리서 들리는 자전거 소리(E)
민주 뒤를 한번 보고 자전거를 타고 간다. 철현 자전거에서 내리고 편지함에 편지를 들고 간다.
S#3. 타이틀
가을편지
S#4. 00학교 전경(아침)
S#5. 2-5반 교실(아침)
아이들로 북적대는 교실
철현 뒷문을 열고 들어오고 민주 시선과 마주친다.
철현 사물함으로 다가가 사물함을 열면 편지 한 통이 놓여 있다.
철현 주위를 둘러보고
종소리(E)
아이들 자리에 앉기 시작한다.
철현 자리에 앉으면 민주 시선 철현을 본다.
S#6. 시골길 (저녁)
저녁 노을 붉게 물든 하늘
언덕에서 내려오는 자전거(Z.I) 철현이다.
철현(N):며칠 전부터 편지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장난이겠거니 했던 그 편지들은 이젠 손에 꼽을 정도가 되었다.
지금은 너무 늦은 걸까?
S#7. 철현의 집 거실(밤)
철현: 다녀 왔습니다.
철현조부: 그래
철현 방으로 들어가려 하며
철현조부: 옷 갈아입고 안방으로 와. 할 얘기 있다.
철현: 예.
S#8. 철현 집 안방 (밤)
철현조부: 철현아.
철현: 예, 할아버지.
철현조부: 철현이도 이제 서울로 올라가!
철현: 싫어요, 할아버지
철현조부: 어차피 조금 있으면 대학 가잖아, 그냥 서울로 올라가!
철현: 싫어요, 아버지 우리 배신하고 떠나면서 저 할아버지 한 사람만 보고 살았어 요. 저 지금 와서 아버지란 사람하고 못 살아요,
철현조부: 이젠 아버지랑 살아,
니 애비 바쁜 사람이지만 너 하나 신경 못써줄 사람 아냐
철현: 다른 이유 있는 거죠?
철현조부: 니 애비 새 여자 들였어. 아들하고 같이 살고 싶다는 구나
할애비는 서울 싫다. 여기 있겠다고 했다.
철현: 싫어요. 갈 거면 같이 가고 안 갈 거면 저도 안가요.
철현조부: 할애비는 싫다. 여기 있을거야
철현: 그럼 저도 안가요.
S#9. 00학교(아침)
철현 아이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남자1: 가면 안와?
철현: 가끔 올게.
민주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고
민주: (이민을 툭 치며) 무슨 일이야?
이민: 아, 철현이 서울로 전학간대 인사하러 왔나봐.
민주: 전학?
이민: 응, 왜 아쉬워?
전학 가는데 사랑하는 사람, 말 한마디 못해보고 보낼 거야?
민주: 뭐? 사랑? 아니라니까
이민: 니 마음 말이야. 그건 못 속여.
민주: 됐네요.
이민: 아~ 이대로 끝나는 건가? 민주양
철현 민에게 다가오고
이민: 철현아!
철현: 민아, 그동안 고마웠다.
이민: 내가 뭘~ (B.S)
민주 뒤로 나와 뒷문으로 나가고
이민: 철현아 민주한테도 한마디(하고 보면 민주 없다)
애가 어딜 갔지?
철현: 가봐야 할 것 같아 아직 아무런 준비를 못했거든.
이민: 언제 가는데?
철현: 오늘밤에....
이민: 가기 전에 못 봐?
철현: 아무래도..
이민: 내 번호 알지? 서울 가도 연락해.
철현: 그래.
S#10. 학교 복도(아침)
민주 운동장 쪽을 바라보며 창문에 서있다.
철현 그 뒤로 지나쳐가고 민주 교실로 들어가고 철현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간다.(F.O)
-자막: 4년 후-
S#11. 신촌(낮)
민주 누군가 기다리는 듯 연신 시계를 본다.
이민 멀리서 뛰어오고
민주: (화난 듯) 지금이 몇 시야?
이민: 미안
민주: 처음이라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겠구만....
이민: 미안하다니까.
S#12. 커피숍(낮)
이민: 결국 편입 성공했네, 독한 것.
민주: 집에서 좋다고 난리야.
이민: 그럼 이제 올라오는 거야?
민주: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 신세 좀 지자.
이민: 안 돼~ 내방 좁아.
나 하나 겨우 누워서 잔다니까.
민주: 나, 집구할 때 까지만 응? 민아~
이민: 너 잠버릇도 심하잖아.
S#13. 2-5반 교실/회상(낮)
민주 책상에 엎드려 곤히 자고 있다.
담임 서서히 다가오고 아이들 키득키득 대고 이민 민주를 쿡쿡 찌르고
민주 이민의 손을 뿌리친다.
담임: (민주의 책상을 내리치며) 이민주!
민주: (반 쯤 뜬 눈으로 삿대질 하며) 왜! 내가 안 그랬다니까!
담임 당황한 듯 멈춰 서 있고 분위기 싸하다가 아이들 한꺼번에 웃기 시작하고
당황한 모습의 민주
S#14. 길거리(낮)
이민, 민주 아이스크림을 먹고
민주: 왜 옛날 얘기해서 사람 열 받게 해!
이민: 그래도 아이스크림 하나 물려주면 화 풀리는 건 여전하네.
S#15. 이민의 집(밤)
민주: 뭐가 좁아!
내 방 보다도 넓구만....
이민: 이건 집이잖니, 원! 룸!
내가 옆에 누구 있는 거 딱 질색 하는데 너라서 특별히 같이 쓰는 거야.
민주: 그래, 아주 황송하다, 황송해.
이민: 근데 짐은 없어?
민주: 응 , 아직 가방에 책 한권 말고는 없어.
이민: 너, 설마 아직도 지나간 사랑과 재회한다는 그런 닭살 돋는 책 읽는 건 아니 지?
민주:(정색하며) 아니야.
이민: 수상한데?
그럼 나 그 책 좀 보여줘.
민주: (가방을 끌어 앉고) 안 돼~
이민: 어, 더 수상해. 너~
이민, 민주 가방을 사이에 두고 서로 간지럼을 태운다.
S#16. 철현조부의 집 거실(밤)
철현: 혼자 여기서 계속 지내실거에요?
철현조부: 난 서울안가.
철현: 아버지 안보고 싶어요?
철현조부:(화내며) 난 이미 20년 전에 니 애비 하고 연 끊었어.
니 녀석 내게 줄때부터 다시는 그 녀석 안 볼 작정이었어.
철현: 할아버지, 고집 한번만 꺽으세요, 네?
철현조부: 니 할미 하고 약속했어.
난 그 약속 나 죽기 전까지 지켜.
나 보고 싶다 거든 니 애비보고 오라 해!
S#17. 몽타주(밤)
저녁노을 붉게 물든 하늘 언덕에서 자전거 한 대 내려오고
철현 노을을 바라보고 섰다.
S#18. 민주의 집 앞(밤)/회상
자전거 한 대 민주의 집 앞에 서고 우편함에 편지를 넣고 사라진다.
S#19. 철현의 집 앞(밤)/회상
자전거 한 대 서고 내리면 우편함을 열고 편지를 갖고 들어간다.
S#20. 철현의 집 거실(낮)
철현: 예? 저보고 회사에 들어오라구요?
철현부: 그래, 이젠 니가 경영해야지.
철현: 다른건 몰라도 전 회사 안 물려 받아요.
철현부: 그게 니 뜻대로 되나 한번 보자.
철현: 전 , 생각 없습니다.
철현모: 그래도...
철현: 이번 만큼은 저 두분 뜻 받아들일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철현부: 넌 내 아들이야. 절대 피는 못 속여.
결국 넌 이 일 하게 될 거야. 그놈의 미술 이젠 손 떼.
철현 잠시 멈춰서다 올라간다.
S#21. 철현의 방(낮)
커튼을 친 창문으로 빛을 가늘게 들어온다.
캔배스 위에 그려진 시골 언덕 길
철현(N): (파레트에 색을 혼합하고) 아무리 섞어도 그 노을 빛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난 잠시 그 그림은 잊고 있었다.
S#22. 이민의 방(낮)
이민: 뭐, 알바?
민주: 응
민주: 남의 글 대필 해주거나...
나야 연재해 달라던 곳도 있으니까.
이민: 하긴 등단 했으니까.
내가 읽기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드만 지지리 궁상체..
민주: 너~
이민: 알았어.
근데 알바는 갑자기 왜?
민주: 돈이 좀 필요해서...
S#23. 00대학교 (낮)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차 한 대
막 뛰어 오다 멈춰서는 민주 시계를 본다.
민주 뛰어가고 차 갑자기 멈춰선다.
차에서 내리는 철현 주위를 살핀다.
철현 민주가 뛰어간 쪽을 보지만 없다.
철현: 다친게 아니었나?
S#24. 강의실(낮)
민주 문을 천천히 열고 들어간다.
강의실에 들어서면 텅 비어 있고
칠판에 -휴강- 이라 적혀있다.
민주 자리에 앉고
S#25. 강의실 밖 복도(낮)
철현: (핸드폰을 들고) 그래 알았어.
한번 보면 되잖아. (강의실 문 손 잡이를 잡고 ) 뭐? 휴강?
인석(E):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전화하지 이 자식아.
철현: 아~ 그렇네.
인석(E): 수업에 나와야 알지 아무튼 이쪽으로 와.
S#26. 시골길/ 꿈(저녁)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내려가는 민주 앞에 철현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고 있다.
S#27. 민주의 집 앞/꿈(저녁)
민주 편지함을 살펴보면 보내는 사람 이름도 없고 우표도 안 붙어 있다.
S#28. 00술집(밤)
인석: 니가 딱 원하던 거 잖아.
철현: 근데 괜히 맘에 안 들면 어떡해!
인석: 누가? 니가 아님 그쪽이
철현: 둘 다!
인석: 또, 또또 이상한 걱정한다.
근데 오기로 한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는데...
철현: 이 쪽으로 오라고 했어?
인석: 응, 연락을 못 받았나
수업이라고 하긴 했는데...
S#29. 이민의 집 (밤)
불꺼진 집 불을 켜고 들어오는 이민
이민: 얘는 아직 안 왔나? (TV를 켜고...)
이불을 걷어차는 민주
이민: 자고 있었구만...
민주: 늦었네...
이민: 뭐, 겨우 12신데..
근데 뭐 벌써 자냐?
민주: 그냥 딱히 할 게 없어서 꿈이나 꿀려고...
이민: 엥? 왠 꿈타령
민주: 꿈이라도 꾸고 싶어서...
이민: 오늘 니 정신세계가 또 깊은 곳으로 들어간 것 같구나...
이런 날 글을 써야지?
민주: 글이 안 써져서..
이민: 하이튼, 이민주 청개구리 짓은 다 한다니까.
민주: 아무튼 난 잘래.
S#30. 철현의 방(밤)
철현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고
<그림 내용: 죽은 사람을 평생 그리워 하는 내용>
고개를 가로저으며 캔버스에 빨간 붓으로 X자를 긋는다.
S#31. 00전통 술집(저녁)
민주: 저번엔 미안했어요. 오래 기다렸어요?
인석: 아뇨. 친구녀석하고 있어서...
그냥 수업 있으시다고 해서 더 연락 안 드렸어요.
민주: 글은 어떤 식으로 써야 돼죠?
인석: 시요? 시는 진짜 힘든데...
인석: 그림 워낙에 잘 그리는 녀석이니까. 괜찮을 거에요.,
시상이 막 떠오를 거에요. 아마.. 근데 오늘은 이 녀석이 늦네요.
민주: 오늘 오기로 한 거에요?
인석: 예. 아 저기 오네요.(창밖을 가리키면)
철현 차에서 내린다.
인석: 근데 이름이 헷갈려서 죄송해요. 근데 갑자기 얼굴이 빨가네요.
민주: 더워서 그런가 봐요. 잠시 씻고 올게요.
S#32. 화장실 (저녁)
민주: (양손을 얼굴을 부비고) 후~ 그래 내가 아닌 척 하면 되잖아.
S#33. 00전통 술집(저녁)
철현: 누군데 이렇게 안 와?
인석: 아까 너 차에서 내리고부터 당황하던데....
철현: 그래?
<민주 아무렇지 않은 듯 걸어오고>
인석: 저기 오네.
민주 자리에 앉고
인석: 인사하세요. 여기는 최철현 서양화부고
이쪽은... (하면서 철현을 보고) 철현아.
철현: 어, 어...
인석: 왜 갑자기 얼이 나갔어?
철현: 듣고 있어
인석: 이분은 이명주씨고 문예창작과 분이셔.
철현: 철현: 혹시... 저 모르세요?
민주: (놀라서) 예?
철현: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데...
인석: (웃으며) 아, 이자식 그런 고전 수법을 내가 다 쪽팔린다 임마
철현: 아니야. 진짜 낯이 익어서 그래.
인석: 알았어. 믿어줄게.
얘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오늘 좀 이상하네요.
민주: 제가 좀 흔한 얼굴인 가봐요.
어딜가도 이런 소리 자주 듣는 걸 보면요.
S#34. 지하철 안(저녁)
철현 민주를 쳐다보고 민주 의식 안하는 척 애쓴다.
철현: 저기요.
민주: 예.
철현: 이름이..
민주: 이명주에요.
철현: 혹시 고향이?
민주: 서울이요.
철현: 아~ 서울...
민주: 그쪽 얘긴 인석씨한테 많이 들었어요. 머리도 좋은데 그림도 잘 그린다고...
철현: 그냥 그림이 좋거든요.
어릴 적부터 정말 아름다운 곳이 있었는데 그걸 그리고 싶었거든요.
그 욕심이 아직까지 나를 그리게 만들어요.
민주: 그림 보여 줄 수 있어요?
철현: 지금은 없는데....
아~ 학교에서 한번 보면 되겠네요.
민주: 네.
철현: 공강 시간이 어떻게 되요?
S#35. 이민의 집(밤)
민주 멍한 모습이다.
이민: 하루종일 이상하다. 너...
민주: (중얼거리듯) 처음은 언제나 서툴다. 첫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이민: (민주의 이마와 자기 이마에 손을 얹어보고) 이상하다. 열은 안 나는데...
야, 너 무슨 일 있었냐니까?
민주: 아무 일 없었어.
이민: 나한테까지 숨기기야?
민주: 진짜, 숨기는 거 없어,
민주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 눕는다. (F.O)
S#36. 00대학교 캠퍼스 (낮)
걸어가는 민주 멀리서 누군가와 이야기 하는 철현을 본다.
민주: (혼잣말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민: 뭘 어떻게 해. 다가가야지.
이민 민주의 손을 잡아끌고
민주: 잠깐만...
너, 어떻게 알고 온거야?
이민: 니가 말 안 하니까.
방법이 있나 미행해야지.
민주; 야!
이민: 그냥 가면 되겠네.
니가 그렇게도 만나고 싶어하던 철현이가 저깄는데 뭘 망설여 바보야!
민주: 안돼.
이민: 왜?
민주: 거짓말 했단 말야.
이민: 응?
민주: 모르는 사람처럼 난 이민주가 아니라고 했단 말야.
이민: 그게 뭐가 중요해.
민주: 지금 예전에 일을 말하면 난 뭐가 돼!
그렇잖아. 난 모른 척 해줘.
이민: 그럼 난 철현이 한테 가볼게.
민주: 그..그래..
(N): 후회가 들었다.
차라리 나라고 내가 민주라고 널 좋아했던 민주라고....
그렇게 말 할 걸 그랬다.
S#37. 이민의 집 (밤)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 민주 이민 비틀거리며 들어와 드러눕는다.
민주: 좋았나봐?
이민: 오랜만이었으니까.
민주: 연락처는 받았고?
이민: 당연하지.
민주: 또 만나재?
이민: 뭐 전화하면 만날 수 있겠지.
민주: 술 취한거야? 안 취한거야?
이민: 나? 안 취한거야.
민주: 너는 괜히 취한 척 하냐. 사람 기분 이상하게....
이민: 니 기분이 이상한 거겠지...
S#38. 00대학교 도서관(낮)
민주 고전 그림에 관한 책을 보고 있다.
옆에 서 있는 철현
철현: 맞네요. 명주씨
저기서 보다가 맞나 해서 와 봤네.
민주: 아, 예
철현: 방해가 된 건 아니죠?
민주: 근데 그림 보여주기로 했었는데...
철현: 지금 보러 갈래요?
S#39. 캠퍼스(낮)
철현: 명주씨 그거 알아요?
민주: 어떤거요?
철현: 명주씨 보면 오래전부터 그냥 알던 사람처럼 편한거요.
민주: 좋은 뜻 인거죠?
철현: 예.
서울에 살았으면 산이나 들 같은데 많이 안 가봤겠네요.
민주: 예, 아무래도.
철현: 전 노을이 참 이쁘게 지던 곳에 살았었거든요.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 만... 그 언덕 자전거를 타고 내려갈 때면 부러운 것이 없었어요.
빛이 나만을 위해 내려쬐고 있다는 기분 느껴보지 못하면 모를 거예요. 아마
민주: 음..
철현: 못 믿는 눈친데?
민주: 아니에요. 그런거...
철현: 나중에 기회되면 보여드릴게요.
S#40. 강의실(낮)
많은 캔버스 들, 강의실 의자들은 한켠에 치워져 있다.
철현: 거의 실습실 처럼 쓰는 곳이에요.
같이 쓰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공간이죠.
민주: 철현씨 그림은 어떤거예요?
철현: (손으로 가리키며) 창가 쪽에 있는거요. 노을이 그려진 언덕 아레 자전거를 타고가는 남,녀
민주: 노을이 좀 더 어두우면 실제랑 비슷 할텐데...
철현: 그림 보는 눈이 좋은데요.
민주: 예?
철현: 저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역시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 그런지 설명 없이도 딱 알아 보네요.
민주: 그럼 저번에 부탁하려던 그림이 이건가요?
철현: 예.
민주 그림을 쳐다보고 섰다.
S#41. 이민의 집(밤)
철현(E): 이곳이 실제 있는 곳이거든요. 어딘지 가르쳐 드릴테니까.
정 생각 안 나시면 다녀와 보시는 것도 좋을 거에요,
이민: 뭔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해?
민주: 아니, 그냥
이민: 너 연애하지?
민주: 그럴시간 없이 바쁘다니까요. 이사람아...
이민: 어~ 점점 안 쓰던 말투 나오고, 진짜 수상한데?
S#42. 00대학교 캠퍼스(낮)
민주: 어디까지 따라올건데?
이민: 내 성격 알잖냐. 나 한번 궁금하면 절대 알아 내야 되는 거...
민주: 강의실 까지 올거야?
이민: 뭐, 듣지
S#43. 강의실(낮)
민주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다.
이민: (민주를 툭툭치며)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아?
민주: 잠시 딴 생각하느라.
이민: 수업료 안 아까워?
민주: 음...(웃는다)
이민: 그나저나, 너 철현이 한테 왜 거짓말 한거냐?
강의가 끝나고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민주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깜짝 놀라 뒤를 보면 철현 서있다.
민주 놀란듯 눈만 껌뻑이고 철현 뭔가 잘못했냐는 표정으로 슬그머니 손을 내린다.
강의실 사람들 거의 나가고 텅 비었다.
이민: 안녕~ 철현아~
철현: 여긴 어쩐일이야?
민주: (능청스럽게) 둘이 아는 사이?
이민 어이없다는 표정
철현: 고등학교때 같은 반이었어요. 근데 둘은 어떻게 알아요?
민주: 같은 방 살아요.
철현: 아~ 룸메이트.
이민: 둘다 참 알수 없다.진짜....
철현,민주: 응?
이민: 아냐...
S#44. 카페(낮)
철현,민주 서로 어색한 눈빛만 오간다.
철현: 민이 착한애에요.
가끔 심하게 삐지긴 하지만...
민주: 예, 알아요.
철현: 민이 오늘 뭔진 모르겠지만 삐진것 같던데 이런 자리에 빠질 애가 아니거든 요. 궁금해서...
민주 망설이다 말을 꺼내려 하면
철현: 무슨 일 있어요?
민주: 예?
철현: 아까부터 자꾸 뭔가 망설이는 듯 해서요.
민주: 그게...
철현: 민이 일 때문에 그러는 거에요?
그럼 괜히 말했다. 말하지 말껄.
민주: 그곳 가보고 싶어요.
그럼 글이 더 잘 써질 것 같은데....
S#45. 2-5반 교실/회상(낮)
민주 철현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본다.
민주(E): 교실 중간에 앉는 그를 보기 위해 맨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매정한 그는 뒤 한번 돌아보지 않네요.
하지만 그를 볼 수 있는 이 자리 너무 좋네요.
민주 선생님께 불려 일어나고 철현 살짝 돌아보다가 만다.
민주 교실 뒤편에서 무릎꿇고 손들고 있다. (F.O)
S#46. 서울역(낮)
민주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철현: (손에 무언가 큰걸 들고 뛰어오며)
미안해요. 뭐 좀 찾아오느라 늦었어요.
민주: 뭐예요. 손에 든건?
철현: 거기 도착하면 보여 드릴게요.
S#47. 기차 안(낮)
옆으로 나란히 앉은 민주,철현
철현: 뭐라도 마실래요?
민주: 아니요, 괜찮아요
철현: 그 곳에 가면 이쁜 것들이 많아요
민주 흥분하는 철현을 보고는 미소 짓고
철현: 못 믿는 것 같은데...
민주: 그건 가봐야 알죠.
S#48. 00역(밤)
철현: 너무 어두워져 버렸네요.
민주: 원래 이 무렵 해가 빨리 지잖아요.
철현: 노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민주: 뭔가 허무 한 걸요.
철현: 다시 올라가야 겠네요.
민주: 그러게요.
S#49. 매표소(밤)
철현: 기차가 없다네요. 세달전만 해도
하루에 네 번 섰는데... 그럴 리가 없어요.
직원: 자꾸 이상한 걸로 우기시네., 진짜.
오늘, 예 11월 1일 부로 2번으로 줄었다니까. 홍보를 몇 달 동안 했구만.
민주: 표 없데요?
철현: 어떡하죠?
민주: 그럼 우리 그냥 구경 할래요?
S#50. 시골길(밤)
철현: 사실 이곳 그다지 구경 거리는 없어요.
그냥 조용한 시골 마을일 뿐이죠. 근데 노을 하나는 진짜 멋있어요.
민주: 사실은요
철현: 여기가 제 고향이에요.
민주: (깜짝 놀란 표정을 하고 바라보고)
철현: 미안해요. 그렇게 깜짝 놀랄 발언이었나....
민주: 아니에요.
철현: 여기 무서워서 그러는 구나.
저 아래 마을 가면 밝으니까 마을로 가요 그럼...
철현 , 민주 천천히 걸으면 손끝이 닿고 천천히 손을 잡는다.
S#51. 언덕길(밤)
철현: 지금 내려가고 있는 이길이 그림의 배경이 되는 곳이에요.
이 길을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녔었죠.
명주씨는 자전거 탈 줄 알아요?
민주: 예
S#52. 철현조부의 집 앞(밤)
철현: 할아버지 댁인데 아무래도 여기서 있어야 될 것 같네요.
민주: (주위를 둘러보다) 반딧불이는 여전히 많네요.
철현: 예?
민주: 반딧불이가 참 이쁘다구요.
철현: 공기가 맑으니까요.
민주: 오랜만에 좀 상쾌한 것 같네요.
S#53. 몽타주(밤)
민주 방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철현(E): 제가 옛날에 쓰던 방이에요. 가끔 올 때를 위해서 예전 그대로 뒀어요.
민주: 궁금했었는데 철현이 방 그다지 다른 건 없는 것 같은데...
(책상의자를 밟고 앨범을 내리려 하면 철현 노크를 하고 민주 앨범을 놓친 다)
철현: 민주씨, 뭐해요?
민주: 미안해요. 제가 앨범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철현: 앨범이 여기있었구나.
어쩐지 찾아도 없더니만... 같이 볼래요?
민주 고개만 끄덕이고...
철현 어릴적 사진이 보이고
민주: 어렸을 때랑 안 닮았다.
철현: 다들 닮았다고 하던데...
민주: 고등학교 때랑 지금이랑 변화가 없긴 한 것 같은데....
철현: 고등학교 때요?
민주 아차하는 표정
철현: 나 들어오기 전에 사진 봤었죠?
민주: 네? 아, 예...
철현: 근데...
노크소리(E)
철현: 예, 할아버지
철현조부(E): 잠시 얘기 좀 하자
철현: 예.
철현 나가고 민주 안도의 한숨을 쉰다.
민주 앨범을 넘겨보기 시작하고 다음장을 넘기면 보이는 러브레터
민주: 내가 보낸 것들이네...
S#54. 안방(밤)
철현조부 철현 앞으로 문서 하나를 건네고 보면 집 문서이다.
철현조부: 어차피 애비 재산 물려 받겠지만 이집 이젠 니가 좀 맡아다오,
철현: 갑자기 왜 이걸?
철현조부: 안 그래도 조만간 부르려고 했었다.
손자녀석이 서울 가더니 잘 안 와서 할애비 많이 심심 했었는데...
철현: 근데 왜 갑자기 이 집은 저한테 맡기시는 건데요?
이 집 어차피 전 자주 못 올텐데...
철현조부 미소를 짓고
철현: 서울로 안 올라 오실거죠?
철현조부: 할애비는 여기 있을 테니까 자주 오기나 해.
철현: 예, 그럼 쉬세요.
철현조부: 철현아~
철현: 예.
철현조부: 아니다. 가서 쉬어라.
S#55. 0방(밤)
민주 앨범의 마지막 장을 보면 자기 사진 2장이 있다.
민주 사진을 꺼내들고
민주: 내 사진이 어디서 났지?
민주 사진 뒷면을 보면 글귀 보이고 사진을 뫃치면 보이는 글 귀
‘니 사랑을 찾도록 해’ 민이가...
떨어진 다른 사진
‘내일이면 여기서 다시 너를 못 볼텐데...’
철현 문을 열고 들어오고 민주 놀란다.
철현: 미안해요. 무의식 중에 그냥... 근데 울어요?
민주: 네? (눈물이 눈에 그렁그렁 맺혀있고) 아니에요.
철현: 졸려서 그런건가? 그럼 잘자요.
민주: 네.
철현 문을 닫고 나가고
민주: (자신의 사진을 보며) 아직 그 마음일까?
S#56. 안방(아침)
햇살이 비추는 안방 철현조부 잠들어 있다.
S#57. 주방(아침)
민주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철현: 민주씨...
민주: (돌아보고) 일어났어요?
(철현을 지나쳐가며) 할아버지 아직 안 일어나셨죠?
제가 깨울게요.
철현: (민주를 낚아채 끌어안고) 민주야...
민주 표정이 변하고
철현: 사실...
철현조부 헛기침 하며 서 있고 철현, 민주 놀라서 쳐다보고
철현조부: 아침 먹자.
어색한 분위기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다.
S#58. 이민의 집(밤)
민주(N): 그 일 이후 아무 말이 없었다. 내 이름을 부르고 난 후부터...
S#59. 강의실(낮)
진동이 울리는 민주 핸드폰
민주: 모르는 번혼데...
S#60. 강의실 밖(낮)
민주: 여보세요? 전화하신분 누구시죠?
(갑자기 정색하고) 예. 예. 알겠습니다.
S#61. 커피 숍(낮)
민주 문을 열고 들어서면 철현모 앉아있다.
민주: 안녕하세요.
철현모: 앉아요.
민주 자리에 앉으면
철현모: 시간이 없으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 할 게요.
우리 철현이랑 교제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헤어져요,
민주: 네?
철현모: 헤어지는 게 좋아요.
철현이 회사도 물려 받아야 하고 노닥거리면서 살 수 없어요.
그러니까 떨어져 나가요.
민주: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철현모: 원하던 만큼 줄 수 있으니까 헤어져 줘요.
민주: 저, 철현씨 하고 아무런 사이 아닙니다.
오해 하시는 것 같네요.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S#62. 이민의 방(낮)
민주: 별 이상한 인간 다 있네.
이민: 왜?
민주: 몰라, 철현이 어머니 돌아가시지 않았어?
이민: 너, 재혼 한 거 몰랐어?
민주: 응?
이민: 철현이 아버지 돈 보고 여자 하나 붙은 거....
민주: 철현이 아버지? 돈?
이민: 설마 너 몰랐어?
민주: 뭐가?
이민: 대현 그룹..
민주: 응 대현 그룹.. 그게 왜?
이민: 이제 철현이꺼야.
민주: 왜?
이민: 걔 아버지 꺼니까.
민주: 뭐?
민주 핸드폰이 울리고
<전화걸려오고 발신자: 철현>
민주 망설이고
이민: 흠, 왜 안 받으실까?
민주: (심호흡하고) 여보세요.
철현(E): 지금 나올수 있어요? 집 앞인데...
민주: 네...
S#63. 커피숍(오후)
철현: 그 동안 잘 지냈어요?
민주: 네.
철현: 나, 사실 명주씨.
내 첫사랑 하고 닮아서 그날 일 미안해요.
그 친구는 이미 죽고 없는데...
민주: 네?
철현: 미안해요. 하지만 나 명주씨 그 친구와는 다른 느낌도 받았어요,.
나 명주씨 놓치고 싶지 않아요,
민주: 미안해요.
나 당신 처음부터 돈 보고 만났어요.
당신 대현 그룹 후계자잖아. 나한테 미안해 하지 마요
다신 못 보겠죠. 잘지내요. 먼저 갈게요.
S#64. 이민의 방(밤)
이민 현관 문을 열면 쓰러지는 민주
민주를 끌어서 옮기는 이민
이민: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민주: 쬐끔~~
이민: 들이 부었구만 무슨 쬐끔이야~
민주: 민아 나...어떡해...
철현이 속인 벌 받나 봐.....
이민: 왜?
민주: 철현이 그렇게 대단한 집 아들인데다가 내가 속였잖아.
이민: 너 설마 바보같이...
민주: 맞아...
이민: 이런 븅신~ 내가 왜 철현이를 포기했는데....
내 가장 소중한 친구 둘이 왜 서로 사랑 하는데 헤어져야 하는데...
왜?
민주: 민아...
이민: 꼴도 보기 싫어.
그런 거 하나 극복 못 할 거였어?
난 적어도 내 친구 민주는 그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바보~
S#65. 철현의 집(밤)
철현부: 늦게 까지 뭐 하다 와
잠깐 얘기 좀 하자 앉아라
철현: 회사 얘기 라면 사양하겠어요.
저 미술 포기 안해요.
철현부: 근데 이자식이...
철현모: 여자문제부터 정리 해.
태영화학 막내딸이랑 혼인 추진 할꺼니까.
철현: 두 분이 그러면 그럴 수록 저 더 두 분 말씀 안 들어요,
철현부: 근데 이자식이..
철현: (차 키 테이블에 내려 놓으며) 저 다시 고향으로 내려 가겠어요.
거기서 할아버지랑 살 거에요.
저 찾지 마세요.
S#66. 기차 안(밤)
창 밖을 바라보는 철현..
S#67. 철현의 조부의 집 앞(밤)
민주 집 앞을 서성이고 있다.
편지함을 천천히 열어보면
철현조부 헛기침 소리 들리고..
민주 돌아서서 가려 하면
철현조부: 맞지?
민주 멈춰서면
철현조부: 어릴 적 이 편지함에 편지를 넣던 여학생 맞지?
S#68. 철현조부의 집 거실(밤)
민주 철현조부 앉아서 차를 마시고...
민주: 그럼 처음부터 알고 계신 거네요.
철현조부: 그렇다고 봐야 하는가?
민주: 그런데 어떻게 아셨어요? 저 한 번도 걸린 적 없는데...
철현조부: 우리 철현이가 학생집 가서 편지 넣고 오는 것도 한번도 걸린 적
없나 보구만,...
민주: 네? 누가 누구한테요?
철현조부: 젊은 것들이 안 보이는 게 늙으니까 이렇게 잘 보이는 구만..
이런 재밌는 생활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으련지..
철현조부 웃어 보이고 민주 아직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철현...
철현: 할아버지.... 명주씨....
철현조부: 쯧쯧.... 젊은 놈이 그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가지고는....
S#69. 언덕 길(밤)
철현: 여긴 어떻게 왔어요?
민주: 학교도 보고 이 언덕도 보고 또 이 집도 잘 있나 보러 왔어요...
철현: 얼굴은 민주랑 똑같고, 민주랑 똑같은 말투를 가진 당신
혹시 민주 알아요?
민주: 철현씨 아직도 민주가 죽었다고 생각해요?
철현: 민주... 죽었잖아요.
민주: 내가 민주에요.
철현: 아니에요. 민주 영정사진 내가 봤어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민주를 알죠?
민주: 내가 민주니까요,
멀리서 뛰어오는 이민....
민주, 철현 이민을 보고 있으면...
이민: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철현 얘가 민주든 민주가 아니든 너 이 여자 사랑하는 거 아냐?
그리고 민주 너, 아무튼 니가 바보야~
철현, 민주 미소 지어 보이고...
민주(N): 그렇게 우리의 가을의 편지도 서서히 결말을 남겨 두고 있었다.
S#70. 민주의 집(낮)
민주: 뭐 집 앞에 왔어? 벌써?
철현(E): 빨리 나와.
민주: 알았어.
S#71. 00전시회(낮)
그림: <노을아래 자전거를 탄 두 연인>
철현(E): 민주 니가 글 까지 써 줬음 더 좋았을 텐데....
민주(E): 아니야 이건 그림 만으로도 충분해.
서로 헤어져 가는 연인이 다시 만나는 모습이 보이잖아.
그걸로 충분해.
철현(E): 과연 그럴까?
민주(E): 저 둘 이제 행복 할꺼야.
철현(E): 그래 그래야지...
-THE END-